학교 검진에서의 요잠혈

우리나라의 학교 집단 소변검사는 1998년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소아청소년에서 신질환,특히 만성사구체신염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함으로써 질병의 악화를 예방하고,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키는 데에 그 시행 목적이 있습니다.

학교 검진에서 시행하는 소변검사로 요당,요단백과 요잠혈의 유무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으며,이 중 요잠혈 양성은 학교 집단 소변검사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이상 소견입니다.

우연히 발견된 요잠혈로 인해 보호자들은 우리 아이의 신장이나 요로계에 중한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걱정과 불안감을 가진 채 병원에 내원하게 됩니다.요잠혈이란 소변에 혈액이 숨어 있다는 뜻이며,소변에서 혈색소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것으로 엄밀한 의미의 혈뇨는 아닙니다.요잠혈 양성일 때 실제로 혈뇨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혈뇨가 아니더라도 근육 세포 내에 존재하는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마이오글로빈뇨나 적혈구 내의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배출되는 헤모글로빈뇨 등에서 양성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요잠혈 양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혈뇨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민감도가 높은 검사라서 혈뇨가 있는 경우에 요잠혈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는 없다고 볼 수 있어 요잠혈 반응은 혈뇨에 대한 선별검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혈뇨란?

혈뇨는 소변 검사 시 고배율 시야에서 5개 이상의 적혈구가 보이는 경우를 말하며,육안으로 색의 변화가 확인되는 육안적 혈뇨와 현미경으로 검사 시 적혈구가 확인되는 현미경적 혈뇨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혈뇨와 유사하게 붉은색의 소변을 보일 수 있는 경우로 요산염으로 인한 경우나 사탕무우,검은 딸기 등을 섭취하였을 때나 항결핵제,항뇌전증제 복용 시나 헤모글로빈뇨증,마이오글로빈뇨증 등의 경우가 있지만,이들의 경우 현미경 검사 시 소변에서 적혈구가 관찰되지 않으므로 붉게 보일 뿐 실제로 혈뇨는 아닙니다.

따라서 소변 색이 붉거나 소변 검사지 결과 요잠혈 양성이 나온 경우 일단 정말로 혈뇨가 맞는지(소변에 적혈구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소변 현미경 검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혈뇨의 원인 진단 과정

소변 현미경 검사 결과 혈뇨가 맞다면 원인 질환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기 위하여 어느 부위에서 기인한 혈뇨인지(사구체성 vs비사구체성)에 대해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구체성 혈뇨의 경우 비사구체성과 달리 소변 검사에서 대개 단백뇨가 동반되며,적혈구 원주가 관찰될 수 있고,이형 적혈구가 일정 비율 이상으로 관찰될 수 있어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사구체성 혈뇨의 원인으로는 IgA신병증(신장의 사구체에 IgA를 포함한 면역복합체의 침착)이 가장 많고,그 밖에 메산지움 증식 사구체 신염,막증식 사구체 신염,얇은 사구체 기저막병,루프스 신염,헤노흐-쉔라인 자반증 신염,알포트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사구체성 혈뇨 의심 소견이 있으면 사구체 신염에 대한 검사로 혈청 보체,항핵항체,신기능 검사, 24시간 소변 단백 정량,신생검 까지 시행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성 혈뇨의 경우 정확한 최종 진단을 위해 신생검을 시행해야 하나,신기능이 정상이고 단백뇨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는 신염이 있더라도 대부분 조직 소견이 심하지 않고 발견되더라도 당장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없으므로 신생검이 급하지는 않습니다.

비사구체성 혈뇨의 원인으로는 특발 고칼슘뇨증(24시간 동안 소변으로 칼슘이 4mg/kg이상 배출되는 질환)이 가장 많고,그 밖에 선천 신,요로 기형,요석,호두까기 증후군(좌측 신정맥이 복부대동맥과 상장간동맥 사이에 끼어 있는 질환),요로 감염 등이 있으며,이에 대한 검사로 24시간 소변 칼슘 정량, 신장 초음파, 도플러 초음파, 소변 배양 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의 검사로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이는 원인 자체가 없다라기 보다는 검사에서 의미 있는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