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복통 환자에서의 전산화 단층 촬영(CT)

영상의학과 장유미 과장

급성 복통이란 보통 24시간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 심한 복부 통증을 말합니다. 이러한 환자들 중 치료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지만, 내과적 또는 외과적 응급질환일 경우 제때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한 경우 생명을 잃게 될수도 있습니다.
급성 복통의 흔한 원인으로는 충수염(맹장염), 급성 담낭염, 소장 폐색, 급성 부인과 질환, 급성 췌장염, 요로 결석, 위궤양 천공, 게실염 등이 있습니다. 응급실에서는 의사의 진찰, 검사실 검사, X-선 촬영 등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검사결과 의심되는 질환이 있는 경우 CT(전산화 단층 촬영)를 통해 질환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아낸다.
CT 촬영은 원통의 구멍이 있는 큰 기계에 사람이 들어가서 누우면 원통의 바깥에서 X-선 발생장치가 사람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돌아가며 촬영합니다. 일반 X-선 촬영 때는 앞뒤의 여러 가지 영상이 겹쳐 보이는데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하면 신체의 일정 원하는 부위를 칼로 썰어서 보듯이 깨끗한 2차원 영상을 볼 수가 있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컴퓨터를 이용하여 삼차원(3D)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입체적인 영상을 얻습니다.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CT검사는 조영제라는 약물을 정맥에 투여하며 검사합니다. 조영제를 투여하면 조직 간에 구분이 잘되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조영제는 간혹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두드러기 등 예민한 분은 미리 담당 의사에게 이야기를 하여야 합니다. 검사는 보통 10~2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급성 충수염
급성 충수염은 수술을 요하는 급성 복통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우하복부에 압통을 호소하게 되며 진찰로 진단이 용이한 경우가 많지만 약 20~30%는 이러한 검사로 불분명하며, 이 경우 CT를 시행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충수염과 함께 주위에 농양이나 복막염 등 합병증이 동반되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실염
게실이란 내부에 공간이 있는 장기 (위나 소장, 대장, 담낭, 방광)의 바깥쪽으로 돌출한 비정상적이 작은 주머니를 말합니다. 게실은 위장관 중에서도 특히 대장에 많이 나타나는데, 대장 게실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동그랗게 꽈리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입니다. 이 주머니 안으로 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좌측 대장 게실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만, 우측 대장 게실은 연령 증가와 관계가 없습니다. 특히 우측 대장 게실염이 발생할 경우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여 감별하는 것이 중요한데, 게실염의 경우 대부분 경구 항생제치료로 호전되지만, 충수염은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CT에서 게실 주위의 염증과 정상 두께의 충수돌기를 확인하면 게실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요로 결석
요로 결석이란 신장, 요관, 방광 등 요로에 결석이 형성되는 것을 말하며, 주로 옆구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반 촬영이나 초음파로도 결석 진단이 가능하지만 크기가 작거나 다른 장기에 겹쳐질 경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이전에 많이 시행되던 요로 조영술은 조영제를 투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CT는 결석의 크기와 위치, 개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검사이며 결석의 진단을 위한 CT검사 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