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줄을 빼고 싶어요! 재활의학과 김주용 과장
병원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비위관(콧줄)을 끼고 생활하게 됩니다. 비위관을 낀 환자들은 관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게 되며, 입으로 음식 및 물을 마시는 것은 보통 금지되게 됩니다.
비위관을 거치하게 될 경우 외관상 보기에도 안 좋고, 코와 목 등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구역질이 나는 주관적인 문제에 더하여 이로 인한 위 역류로 인해 오히려 폐렴이 조장되기도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으로 음식물을 먹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비위관을 거치하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 담당 의사는 비위관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게 될까요?
우리 몸은 숨 쉬는 길(기도)과 밥 먹는 길(식도)이 목에서 합쳐져 있습니다.
음식물이 기도로 가면 폐렴, 질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나, 정상적으론 밥이나 물을 마실 때마다 기도가 효과적으로 닫히며 음식물이 폐로 가지 않도록 정교한 조절이 이뤄져 우리 몸을 지켜주게 됩니다.
간혹 이것이 실패할 때마다 기침이 유발되어 음식물을 다시 튕겨내려 하는데 이것이 사레입니다. 그러나 뇌졸중, 목에 대한 수술, 전신쇠약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음식물을 기도로 가지 않게 막아주는 정교한 조절이 깨질 경우 음식물이 병적으로 많이 기도로 향하게 됩니다.
이것을 삼킴장애, 혹은 연하곤란이라 부르며, 이 경우 흡인성 폐렴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이 비위관입니다. 비위관을 빼기 위해서, 혹은 그 외 삼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비디오투시연하검사 등으로 삼킴장애의 원인을 파악하고, 검사로 밝혀진 각 환자별 원인에 대해 맞춤형으로 연하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연하치료에는 보상기법(턱 당기기, 여러 번 삼키기, 상부성문연하법 등), 운동(설근강화운동, 샤케어운동 등), 촉진기법(전기자극, 온도자극) 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위관을 바로 없애고 일반적인 식사를 할 수 있으면 좋으나, 보통의 경우에는 그 중간단계로 비위관 유지를 하며 연하곤란연습식이를 먹거나, 혹은 일단 비위관을 제거하고 입으로 식사를 하되, 일반식 대신 연하곤란식이를 먹는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연하곤란식이를 먹는 환자는 고형식에선 갈거나 다진 음식을 제공하여 안전성을 높이고, 액체류(물, 국, 우유, 주스 등)에는 증점제를 사용하여 걸쭉하게 만들어 천천히 목 안에서 흐르도록 해서 안전한 식사가 되도록 합니다.
연하곤란식이를 처방할 경우, 비위관을 꼭 사용해야 할 만큼 삼킴장애가 심각한 환자는 아니지만, 일반식을 먹기엔 무리인 환자들에게 비위관을 제거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연하곤란식이를 먹는 그 자체가 훌륭한 연하치료가 되기에 환자분에게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여러 연하치료를 유지하며 연하곤란식이를 먹은 환자들의 상당수는 결국 정상식이로의 전환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애초 삼킴장애의 원인이 심하거나, 치매 등의 원인으로 치료에 협조가 떨어지거나,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위험한 식이를 먹어 폐렴이 생기거나 할 때에는 이의 회복이 늦춰지거나,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디오투시연하검사 등을 통해 재활의학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연하치료 및 식이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가롤로병원 재활의학과에서는 병원에 오신 모든 환자분들께서 힘겨운 비위관을 끼는 대신 맛있는 식사를 즐겁게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